글쓰기/생각글

[글쓰기] 고독할 때 무엇을 했는가

양쏘쏘 2022. 1. 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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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할 때 무엇을 했는가가 그 사람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우선 고독해야 하고 고독할 때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
좋은 선택을 하려면 좋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어야 한다.

 

유튜버 이연님의 "비밀이 많은 사람이 되세요"라는 영상에서 나오는 말이다. 저 말을 듣고 괜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고독할 때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먼저 고독이 언제 시작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자취를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스스로 감정 변화에 무디다고 생각해왔는데 자취를 시작하면서 끝이 없는 우울감에 빠졌다. 주변에 친구 하나 없고 자취와 동시에 시작된 회사생활까지 나를 제외한 모든 주변 환경이 모두 바뀐 상태였다. 퇴근 후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기절하듯 잠들던 날도 늘어가고 하루하루 살기 바빠서 감정까지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러던 중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며 "대체 난 뭘 하며 살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부터 스스로 돌아보면서 과거의 도피처들을 떠올려봤다. 대학교 때도 무언가 막히는 게 있다면 다 내팽개쳐두고 일단 운동장에 나가서 한 바퀴든 열 바퀴든 거닐며 머리를 비워버렸다. 내게는 하나의 리셋 버튼 같은 존재가 정처 없는 발걸음과 음악, 그리고 찬 바람이었다. 이걸 다시금 깨달은 것을 기점으로 아무리 피곤해도 저녁밥 한 끼를 제대로 챙겨 먹고 앉을 새도 없이 바로 산책을 나가는 패턴을 만들었다. 그리고 계속 걸었다. 걷다 보니 자취를 시작하고 3개월 넘게 알지도 못했던 동네 풍경이 눈에 익었고 길고양이들과 친해지고 물이 흐르는 걷기 좋은 곳도 찾았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이다 보니 해가 길어지고 날씨가 변하고 계절이 변하는 것까지 온몸으로 느끼게 됐다. 그래도 우울하다면 새벽에 슬픈 노래를 들으며 울어보기도 했다. 퉁퉁 부운 눈을 가라앉히려고 열어본 창문에는 별이 가득했고 거기서 또다시 위로를 얻곤 했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고독함을 채워갔고 나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면 지금은 고독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사실 지금은 외롭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본디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성장해나감이 느꼈기에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을 줄이게 됐다. 여러 활동을 하면서 취미와 취향을 찾아가고 틈틈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해가며 바깥세상에 생각을 던져놓으면서 새로운 생각이 시작될 수 있는 분기점들을 심어두기도 한다. 24년 흘러가며 살아왔던 시간보다 1년 동안 혼자 성찰한 시간이 더 값지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독이 선사해준 것이 많았다. 만약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무엇이든 시작해보길 바란다. 누군가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는 것보다는 온전히 자신을 비워냈을 때 내 속에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안에서부터 새로운 시작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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