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커피를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사실 커피보단 커피로 쌓아온 추억을 좋아했다고 대답할 것 같다.
내 인생, 그리고 취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엄마 덕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커피를 좋아하셨다.
믹스 커피부터 시작해서 어느 날은 핸드 드립을 시작하셨고 어느 날엔 모카 포트를 사오셨다.
그리곤 지금은 커피 머신을 구매해서 직접 그라인딩하여 커피를 추출해드신다.
나는 그저 엄마가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마시곤 했다.
어릴 때는 써서 싫었는데 커피를 한 모금 입 안에 머금었을 때의 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좋아졌다.
자연스럽게 맛있는 커피를 마시게 되면 그 카페의 원두 한 봉지를 사서 엄마에게 건넸다.
이젠 떨어져 살면서 같이 커피를 마시긴 힘들어졌지만 내가 느꼈던 감동을 전하고 싶달까.
내 감상을 온전히 전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엄마도 이런 내 선물을 꽤나 좋아하시는 듯하다.
취미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선 취향이 비슷하다는 건 가끔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내 까탈스러움을 알아주는 듯한 게 퍽 즐거운 것일지도.
요새는 여러 카페를 가보면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카페를 만나길 간절히 바라는 듯하다.
사실 쉽지 않은 여정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로 카페를 판단하기도 했고 로스팅을 하는지 여부로 속단하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찾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카페 만나보면 고집스러운 사장님이 꼭 계신다.
내가 찾은 나와 맞는 카페들은 보통 사장님이 커피를 내려주신다.
아니면 원두에 대해 물었을 때 술술 대답해 주는 바리스타 분이 계신다.
커피라는 것은 원두를 제외하곤 몇 없는 재료로 구성된 음료이기 때문일까
유독 까다롭게 통제되는 곳일수록 맛이 일정하고 완벽에 가깝다.
한국에서의 카페는 너무나도 흔한 곳이 되어버렸지만 그 속에서 본인들만의 가치를 빛내고 있는 곳들을 더 많이 찾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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